뒤늦은 작성이라 후기 남기기도 멋쩍은 게 사실 이지만,
일하다가 복잡한 머리와 답답한 가슴 언저리도 식힐 겸 다녀 가요_
디자인 원서 디자인 역사 도서, 공책, 연필, 주머니, 줄자 등등
복잡 다단하고 어지러운 제 검정 배낭 속 한켠에 낡아가는 갈색 가죽 필통과
함께 가방 구석에 늘 가지고 다니는 소중한 물건이 되었어요
계산기 말이죠.. 글쎄요 저한테는 지불한 값보다 더 값 어치 있는 친구 네요.
고맙습니다
요새 또 다시 디자인 역사에 빠져 지내 시공사의 '바우하우스'란 책을 너저분하게
밑줄치며 정독 중인데 제2장 미술,공예,건축,아카데미 부분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오더군요
" 무테지우스는 영국 건축의 절제성과 기능주의를 칭찬했으며, 공예 속에서도
이러한 요소들을 기대 했다. 그는 물건에 재료의 특성이 반영되어 불필요한 장식이
배제되고 아울러 더 많은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기를 바랐다. 그는 장식과 기계 생산은
결코 어울릴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여 ' 우리가 기계제품에서 기대하는 것은
그 본질적인 기능으로 축소된 매끈한 형태' 라고 썼다. "
고리타분하게 들리시죠? 그런데 저는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겨 읽을 수록\
바우하우스란 미술학교의 역사에 빗대어 디자인을 개인적으로 심도 있게
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는 것 같아.. 나름 또 지루하게 공부란 걸
하고 있습니다 ㅋ
안부 좀 전해드릴까요? 하하~
이곳에서 구매한 임스 체어와 스칸디나비아 스툴에 편히 앉아 푹 쉬기도 하며 책 읽고 자작나무 책상에서 작업하며 지내요. 또 늘 따뜻한 빈티지 조명과, 여전히 제 퇴근 시간에 맞춰 알람기능을 톡톡히 하는 아날로그 라디오, " 족히 100년은 된 것 같다" 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언제고 태엽 감아 놓으면 '딸깍 딸깍~' 제가 잠드는 어둠 속에서도, 출근하고 주인 없는 빈 방에서도 제 시간 찾아 매일 매일 저의 하루를 챙겨 주는 babyben 의 앙증맞은
태엽 시계 하며(무척 기특한), 아트 프린트 액자 까지 모두 먼지 앉아 가며 안녕하답니다.
키스마이하우스 덕분에 고된 하루에 지쳐 집으로 돌아온 후의 쉼도, 불안한 미래를 서서히 그려가는 한 청춘의 노력도 힘겹지만 따뜻합니다. 작은 물건들이 만들어주는 공간 안 에서 조금씩 조금씩 제 자신의 진심 어리고 그리운 꿈 또한 만들어져 가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직은 제 책상에 고스란히 내려 앉은 먼지 수준 밖에 안되지만요..
이렇게 보면 구식이고 오래되어 먼지만 가득 앉은 물건이라, 내놓으면 누구도 가져가지 않을 것 같겠지만 대충
그런 것들이 제게는 저의 공간과 꿈을 살아 숨 쉬게 만드네요. 진심으로 감사드려요
자영님의 글을 읽어내려가는데 가슴한켠으로 뭉클하면서 따뜻해 지네요..
글솜씨가 좋은건 알고 있었지만 답글을 뭐라고해야할지 썼다지웠다 한참 했어요..ㅎㅎ
건강 챙기시는거 잊지마시구요... 가구 디자이너 김자영님~ 화이팅!